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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제식 수련 in SW
    기타기술 2011. 8. 27.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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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한국 SW가 위기라는 인식이 팽패해지며 여기저기서 원인을 분석하고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들을 찾느라 분주합니다. 정부가 나서서 한국형 안드로이드를 만들겠다고 하고, NHN 1000억을 투자해 SW 인력을 양성하겠다고 합니다. 또 대기업이 적극적인 M&A를 통해 벤처 기업들을 사들여야 한다는 말도 합니다.
     
     자성의 목소리도 높아 IT컨트롤 타워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과거 정통부같은 기관을 다시 만들어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고 대기업 중심의 하청 구조로 인해 SW시장이 커지질 못하니 이런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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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시골 출신이라서 그런지 고향 친구들에 직업의 스펙트럼이 참 다양합니다. 우체부 아저씨, 광산에서 일하는 친구, 초등학교에서 소사(?)하는 친구도 있고, 축구코치에 장사하는 친구도 있습니다. 대기업에서 잘나가는 친구들도 있고요. 근데 이상하게 IT쪽에 있는 친구는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가끔 이쪽을 잘 모르는 이 친구들과 만나면 IT쪽은 기술이 계속 바뀐다는데 거기서 오랫동안 일하려면 계속 배워야 하는거냐고 물어봅니다. 저는 당연히 그렇다고 대답합니다. 변하지 않는 근본적인 원리/원칙들도 있지만 기술의 트렌드가 바뀌고 새로운 기술이 나오면 그런것들은 익혀야 한다고요.

    그러면 친구들은 친구들에 눈에는 항상 공부하고 뭔가 새로운 걸 익혀야 한다는 것에 대해 안타까워하며 제 걱정을 해줍니다. 저야 그런걸 즐기니 큰 상관은 없지만요. 아무튼,  이바닥에서 롱런하려면 항상 공부하고 배워야 한다는 건 분명한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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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W업계가 어렵고 힘든 – 3D 업종에 가까운 레드 오션이라고 인식되어 많은 사람들이 떠나고 있고 좋은 인력이 없다고 여기저기서 목맨 소리를 하지만, 스스로 자신의 가치를 만들어가는 훌륭한 분들도 역시 많이 계십니다. 이런 분들은 항상 노력하고 배우며 뛰어난 지식과 통찰력으로 주변에 있는 많은 개발자에게 긍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합니다. 그리고 많은 개발자들이 이런 분들을 보며 희망을 갖고 오늘도 열심히 달리고 있습니다.

    저는 좋은 SW 인력을 키우고 이 사람들이 업계를 떠나지 않게 하는 중요한 방법이 바로 뛰어난 개발자들을 중심으로 도제식 수련을 하는거라고 생각합니다. 스승으로 모실 수 있는 훌륭한 개발자를 만나 오랫동안 같이 동고동락하면서 스승의 기술과 사상을 전수받고 자신도 언젠가는 좋은 인력을 키우는데 일조할 수 있는 구조가 되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이런 관계는 단순히 계약에 기반한 관계가 아닙니다. 정신적인 교감을 하는 관계지요. 같이 어려운 일을 헤쳐나가고 즐거움을 공유해야만 형성될 수 있는 관계 말입니다.

    제 경우도, 신입시절 운좋게 훌륭한 사수를 만나 몇 년동안을 동고동락하며 책을 통하거나 교육을 수강해서 배울 수 없는 정말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문제를 푸는 방법, 설계하는 방법, 객체지향 적으로 사고하는 방법 등등등그 중에는 직접 배운 것도 있고, 어깨 넘어로 배운 것도 있습니다, 또 같이 고민하는 과정 중에 배운 것도 있고요. 만약, 제가 좋은 사수를 만나지 못했다면, 저는 지금의 저보다 한참을 뒤쳐저 있을 거라는 거에 백만표를 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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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02508741769 by prenylastman 저작자 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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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을 통해 인력을 양성하는 시스템도 중요하고, 낮은 처우를 개선하려는 노력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개발 인력이 오랫동안 업계에 머무르면서 지속적으로 커 갈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배우고 싶은 사람, 따라가고 싶은 사람이 있고, 그런 사람을 통해서 자신이 커가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쉽사리 자신의 길을 포기하지는 않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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