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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책을 읽는데 상당히 오래 걸렸다. 내용이 좀 어렵게 느껴지기도 했고, 능력주의에 대한 문제점을 여러 측면에서 따져보는건 좋은데 계속 비슷한 이야기가 반복되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너무나도 당연하게 느껴지는 온 세상을 지배하고 있는 패러다임인 능력주의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40여년을 살면서 문득 문득 들었던 생각들이 있다. 성공한 누군가를 보면서 그 성공이 과연 그 사람의 온전한 능력인가에 대한 의문… 또, 성공한 사람과 비슷한 일을 시도했다가 실패한 수 많은 사람들은 과연 그 만큼의 능력이 없어서 실패한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그것이었다.
우리가 동료들과 많이 하는 이야기들 중에 하나가 연봉 이야기 일텐데 예를 들어, 이런 고민은 이야기하는 동료들을 누구나 한번쯤은 봤을 법하다.“저랑 비슷한 연차의 개발자가 있는데요, 저보다 더 능력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데 받는 연봉은 저보다 훨씬 많다네요. 속성합니다.” 아마도 이런 이야기를 들었을 때 대답은 대부분 비슷할것 같다. 연봉은 실력 + 운이라고.. 하지만 누가 무어라고 해도 현재 세상은 능력주의 세상이다.
누군가의 성공은 그 사람이 열심히 노력하여 쟁취한 결과이고, 그 성공은 오롯이 그 사람의 능력과 노력에서 기인한다. 성공한 사람은 자신의 재능을 바탕으로 열심히 노력하여 그 결과를 얻은 사람이고, 실패한 사람은 그렇게 열심히 노력하지 않았거나 그만큼 재능이 없은 것이다. 실패한 사람은 그 사람이 잘 못해서 실패했다는 말이다.
하지만 이런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게 정말 정당한 것일까? 이 시대가 요구하는 재능을 타고난 것이 그 사람이 능력과 어떤 연관이 있을 수 있을까? 학력주의 세상에서 부모 찬스를 통해 더 높은 성공의 사다리를 올라가는 것도 능력일까? 그리고 이렇게 얻어진 성공을 오롯이 자기의 능력이라고 주장할 수 있는 것일까?
능력주의 세상에서 소외받고 있는 사람들에게 우리가 줄 수 있는 대안은 무엇인가..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 쯤 읽어봐야 하는 책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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