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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COVID-19)로 인해 바뀐 것들
    Life 2020. 9. 7. 12:02

    2020년은 대부분의 세계 사람들 기억에 아주 특별한 해로 기억될게 분명합니다. 코로나(covid-19, 이하 코로나로 표기)로 인해 너무 나도 많은 것들이 바뀌었고, 또 바뀌어 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사실은 제게도 마찬가지라서 2020년들어 정말 많은 일상이 바뀌었습니다. 혹자는 이제 세상은 코로나 이전과 이후로 나뉠것이고, 백신/치료제가 나오더라고 다시는 코로나 이전의 일상으로는 돌아가기는 힘들꺼라 이야기합니다. 백신/치료제가 나오고 모든 일상이 코로나 이전으로 복귀하기를 간절히 원하지만, 현재 상황을 보면 정말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이제는 99% 확율로 제 인생에서 정말 큰 획을 귿는 사건이 될 것이 확실한 이번 일에 대한 자그만한 기억이라도 남겨 놓아야겠는 생각이 들어 끄적여 봅니다.

     

    1) 아이들과의 대화 시간

    작년에, 둘째 아이(아들)가 중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 본격적인 사춘기가 시작되었기도 하고, 제가 퇴근해서 집에 오면 보통 첫째, 둘째 모두 학원에 가있었던 지라 대화할 시간이 많지 않았습니다. 주말에는 자기 방에 들어가서 나오지도 않고 식사시간에나 잠깐 얼굴보는 것이 거의 전부였습니다. 초등학교 때까지 엄마/아빠를 무척 좋아하던 녀석이라 서운하기도 하고 걱정도 되고 하더군요. 큰 아이 사정도 크게 다르지는 않았습니다. 주로 방에서 서식하고, 아빠에게는 밥먹을 때만 얼굴 보여주기...

    하지만 코로나로 제가 재택을 많이 하게되고, 아이들도 집에서 온라인 수업을 하게 되면서 이런 패턴에 변화가 생겼습니다. 어쨓든 하루종일 같이 집에 있다 보니깐 이런 저런 대화를 많이 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됐습니다. 컴퓨터를 써야 하니 제게 이것저것 물어보기도 하고, 문제를 풀다가 모르는 것을 물어 보기도 합니다. (물론 저도 못 풀... 중학교 문제가 왜 이렇게 어려운지..) 중간고사 볼때는 예상 문제 출제를 해달라고 해서 어찌나 기특하던지.. 또, 먹고 살아야하니 점심 뭐 먹을지, 저녁 뭐 먹을지 같이 고민도 합니다. 요즘은 아이들과 저녁에 같이 산책도 하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들도 많이 하게 됐습니다. 출퇴근이 없어진 덕분에 생긴 여유입니다.

    밤에만 잠깐씩 보고 살던 사이에서 하루 종일 보는 사이로 전환되니, 이런 긍정적인 측면이 생깁니다. (와이프의 스트레스는...생략..) 아이들이 학창 시절 추억이 1년 통째로 날아간다고 생각하면 안타까우면서도, 또 덕분에 아이들과의 추억이 +1되는 측면은 저에게는 긍정적인거 같습니다.

     

    2) 재택의 참맛을 알게됨

    지금 재직중인 회사에서는 일주일에 한번 재택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재택을 하면 업무 효율이 그다지 좋지 않다고 생각해서 재택을 많이 하는 편은 아니였습니다. (대략 3~4주에 한번). 그냥 직접 얼굴보고 회의하고, 보드에다 뭔가 그리고 쓰면서 회의하는 방식을 더 선호했거든요. 재택을 하면서 화상 회의를 하면 보드에 쓰는 글씨나 이런것들이 잘 보이지 않기도 하고, 네트워크 상태가 불안하면 의사소통도 잘 안되는 느낌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회의가 많지 않고, 혼자서 작업을 할게 있거나 개인일을 잠깐 봐야 한다거나 하는 일이 있을 때만 재택을 사용했습니다.

    히지만 코로나로 인해 재택이 반강제가(?) 되면서, 여러 부분이 바뀌었습니다. 일단은 제대로 된 근무환경을 갖추게 됐습니다. 모니터도 새로 사고, 책상 세팅도 최대한 회사랑 비슷하게 했습니다. 원활한 화상 회의를 위해 공유기도 교체했습니다. 노트북만 가지고 작업하면 화면을 내려다 봐야해서 목이 너무 아프더라고요..

    또, 원격회의에도 점차 익숙해지면서 원격 회의가 주는 불편함이 많이 없어졌습니다. 이전에는 대부분의 사람이 회의실에 있고 재택하는 사람만 원격회의로 들어가다보니, 모여있는 사람들 위주로 회의가 진행됐다면, 지금은 모두 원격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앞서 이야기 했던 상황들이 해소되었고, 다들 원격 회의에 적응하면서 한결 부드럽게 온라인 회의가 진행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안좋아진 점도 있는데.. 코로나 이전의 재택은 좀 여유있게 일하는 날이였다면 코로나 이후에 재택은 출퇴근 시간까지 일하는 날이 됐다는 점입니다. 출퇴근 시간이 없어지면서 일을 좀 더 일찍 시작하고 더 늦게까지 하게 되더군요. 혼자 일을 하게 되니깐 더 여유가 있어도 될 것 같은데... 괜히 이상하게 신경이 쓰이더라고요. 회사에 있으면 동료들이랑 커피도 마시면서 농담 따먹기도 하고 그랬는데, 이제는 혼자 커피을 마시며 자꾸 화면을 보게 됩니다. 사실 별달리 할것도 없고요.

    아침 7시에 일을 시작했는데 와이프가 퇴근할때까지 컴퓨터를 쳐다 보고 있으면, 와이프가 놀랍니다. 회사에서 만날 노는지 알았다고 하더라구요. ㅡ.ㅡ;; 업무시간과 개인시간의 구분이 희미해지면서 생기는 부작용인것 같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가급적 저녁 시간에는 회사 메신저나 이메일을 확인 하지 않고, 출퇴시간 시간에 맞춰 자기계발을 해보려고 노력중입니다. 하지만 이메일이나 메신저를 여는 순간.. 다시 곧바로

    일터로 소환되곤 합니다.

    그러면서 당연시 하던 회사 출퇴근에 의문이 생겼습니다. 집에서도 이렇게 일이 잘되는데 굳이 긴 출퇴근 거리를 사람들에 치이면서까지 갈 필요가 있을까 하는 의문이죠. 저같은 경우는 사무실까지 가려면 편도 1시간 30분, 왕복 3시간이 걸리거든요. 버스와 지하철을 갈아타며 회사까지 가는게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드는 작업니다. 재택을 하면서 이런 시간이 줄어드니 몸이 많이 편합니다. 시간 여유도 생기고요.

    재택의 유효성이 충분히 증명된다면 지금처럼 수도권에 밀집해서 살필요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경기도 외곽, 강원도 심지어는 제주도에서 살면서 재택을 하고, 필요할 때만 사무실에 가는것도 전혀 무리한 일은 아닌것 같습니다.

     

    3) 운동/주말 생활

    코로나 이전에는 긴 출퇴근 시간으로 인해, 평일에 운동하는게 쉽지 않았습니다. 출퇴근이 노동에 가까운 활동이라 굳이 시간이 나도 운동을 하고 싶은 의욕이 들지 않기도 했고요. 주말에는 와이프랑 영화관이나 쇼핑몰로 놀러가는 일이 아주(?) 많았습니다. 하지만 코로나 이후로는 이런 패턴이 많이 변했습니다. 일주일에 한두번 회사 출근할때는 자차를 이용하고, 주말에는... 음..갈 데가 없어졌습니다. 사람 많은 곳은 무조건 피하자는 생각이기 때문에 대형 쇼핑몰, 극장은 거의 가지 않았습니다. 가더라고 정말 빠르게 살것만 사서 나옵니다. 그러니 주말에 할게 없습니다.

    그래서 산에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저희집 뒷 산이 수리산이라서 만만한 수리산에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다니기 시작한 산에 주말마다 한번도 거르지 않고 거의 몇개월째 다니고 있습니다. 덕분에, 건강이 좋아지는 것 같습니다. 산에 갔을때 마스크 안쓴 사람 보면 좀 짜증이 나긴하지만요.., 제 인생에서 이렇게 열심히 산에 다녀 본게 거의 처음인거 같습니다. 그리고 이 습관은 코로나가 잠잠해져도 최대한 유지해 볼 생각입니다. 또, 산에 갈때는 될 수 있으면 와이프랑 같이 갑니다. 그렇게 둘이 걷다 보면 이야기가 많아집니다. 이런 저런 이야기들, 아이들 이야기, 회사 이야기, 주변 사람들 이야기(응?)... 덕분에 와이프와의 대화시간도 많이 늘어나는 긍정적인 효과도 덩달아 생겼습니다.

     

     

    물론, 부정적인 측면도 많습니다. 와이프는 매끼 거의 집에서 먹다보니, 매일 식단 걱정에 스트레스가 이만 저만이 아닙니다. (그래서 이제 일요일 저녁에 가족들이 모여앉아 일주일 식단을 짜기 시작했습니다. 와이프가 매일 매일 저녁은 뭐할지 걱정하지 않아서 좋답니다.) 아이들도 친구들도 못 만나고 집에서 온라인 수업만 하니 갑갑해 합니다. 저도 그렇고 와이프도 그렇고 모든 가족들이 소소하게 부딪치고 다투는 일도 잦아졌습니다. 거기다가 제 아재개그력이 폭발중이라 가족들이 힘들어 하기도 합니다.(저는 우리 가족들 개그 수준이 너무 낮아서 힘듭니다.) 그러면서 해결 방법도 찾고 서로 적응해 가고 있습니다. 티격태격하는 일도 늘어 났지만 코로나 덕분에 같이 모여 앉아 웃는 일도 많아졌습니다. 어제는 우리 가족 중에 한명이 코로나를 걸렸을 때 대처 방안에 대해 논의해 보기도 했습니다. 4명이 다 걸리면 마지막 걸리는 사람이 청소기 돌리고 음식물 처리하고 병원으로 가는걸로..쿨럭.;;;;

     

    서두에도 말했듯이, 코로나로 인해 정말 많은 생활 패턴이 바뀌고 있습니다. 맨얼굴한 사람 보는게 어색하고 마스크 안하고 나가면 뭔가 나쁜짓을 저지르는 느낌입니다. 거리에 사람들도 더 우울해 보이고요. 하지만 호환마마보다 무서운 코로나도 언제가는 물러갈거고, 마음껏 사람도 많나고 극장도 가고, 놀러도 다닐 수 있는 날이 올겁니다. 그리고 그전에 너무 지치지 않도록 우리 삶을 긍정적으로 만들 수 있는 것들을 자꾸 찾아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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