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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입사원 면접
    잡생각 2022. 2. 8. 00:04

    새로운 회사에 와서 채용을 하려다 보니, 초기 스타트업의 특성상 좋은 경력직을 뽑는 것은 추천이 아닌이상 거의 불가능에 느껴졌고 그러다보니, 싹수가 좋은 신입을 뽑아서 잘 키우는 쪽으로 방향을 잡게 되었다.

    그리고, 실제로 이렇게 뽑은 몇몇 신입사원은 도대체 신입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이게 마약과도 같은게 이런식으로 좋은 신입 뽑기에 몇 번 성공하다 보니, 좋은 신입을 계속해서 찾게 된다. 그렇게 해서 신입 면접을 보는 경우가 점점 늘어나게 되었고 주로 경력직 면접만 보았던 내 관점에서 보면 신입사원 채용이 여러 부분에서 경력직 채용과 다르다는 걸 깨닫게 됐다.

    그 중에 몇가지만 추려서 이야기해 보면 먼저, 신입 면접이 경력 면접보다 더 어렵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경력은 이력서를 보고, 경험했던 프로젝트에 대해 듣고 알고리즘들을 물어보면 비교적 쉽게 우리랑 Fit이 맞는지 가려지곤 했다. 면접을 많이 보다 보니 경력자 면접에서 후보자에 경험을 들어 보면, 이 분이 대체로 어떤 방식으로 일을 했는지, 어떤 성향인지 이런 것들이 잘 보이기도 했고, 또 내가 좀 헷갈리더라도 동료 면접관들의 의견까지 들어보면 대체로 당락이 쉽게 결정되는 편이었다. (물론, 면접관들이 모여서 박터지게 토론하는 경우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신입의 경우, 일단 경력이 있을리가 없고, 있다해도 잘해야 인턴경험이 전부이기 때문에  경험이라는 측면에서 데이터를 뽑아내기가 무척 어렵다. 결국은 본인들이 심혈(?)을 기울여 작성한 포트폴리오를 보고 판단을 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 포트폴리오라는 것도 수준이 천차만별이다. 보면 한숨만 나오는 이력서, 포트폴리오들도 많고, 학원에서 일괄적으로 제공하는 포맷에 맞춰서 작성한 듯한 것도 있다. 이런 포트폴리오를 보고 후보자가 괜찮은 친구인지 아닌지 가려내는 게 어렵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이런거를 잘 가르쳐 주는 선배 or 조언해줄 사람이(?) 없나 싶어서 안타깝기도 하다.  신입 지원자들은 많은 경우 블로그나 깃헙 링크를 첨부하는데, 들어가 보면 너무 볼게 없어 실망하는 경우도 있고 소스 코드 레포지토리가 너무 많아서 무얼 봐야 하는지 알 수 없는 경우도 많다. (레포지토리가 많은 경우, 본인이 보여주고 싶은 레포지토리 주소를 이력서에 꼭 넣어주면 좋겠다.)

    좋은 후보를 찾는 입장에서 보면, 이력서나 포트폴리오를 보고 지원자를 만나보고 싶은 이유를 찾아야 하는데 빠른 시간안에 이런 이유를 찾기 힘들면 아무래도 그냥 스킵할 수 밖에 없게 되기도 하고, 블로그를 보고, 소스 코드를 보면서 이 사람이 정말 개발에 흥미를 가지고 있는지, 연습을 충분히 하고 있는지를 보고자 하는데,  취업을 목적으로 한 보여주기식(?) 블로그나 소스코드라고 느껴지면 아무래도 선택을 망설이게 될 수 밖에 없다. (비현실적인 조언일 수도 있지만, 본인이 정말 개발을 좋아하는지 생각해 보고 개발자의 길을 선택했으면 좋겠다.)

    그렇게 추리고 추려서 코딩테스트까지 보고 나서 면접을 보게되면, 또 질문지를 뽑아내는게 쉽지 않다. 그간 공부했던 것들을 위주로 foundation 질문을 하기도 하고, 본인이 푼 알고리즘 문제를 같이 리뷰하거나 하는데 아무래도 질문 범위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후보자가 정말 역량이 있는지 가려내는게 경력에 비해 쉽지 않다. (이거는 내 문제일 수도 잇는데..) 결국은 점점 더 관대해 진다고나할까?.. 나 같은 경우에 경력직 면접 합격률이 무척이나 낮은 편이었는데, 신입은 오히려 바가 너무 내려간게 아닌가 싶어 걱정이다.

    두 번째로는 첫번째 문제의 연장선일 수 있는데, 현재의 역량과 미래 가능성에 비율을 어떻게 맞출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신입에 현재 역량을 고려하는게 말이 되는가에 대한 질문이 있을 수 있는데, 회사가 학원도 아니고 당장 데려다가 써먹을 수 없는 후보자를 가능성만 보고 데려오는 대는 분명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잘 키우면 분명 잘할 수 있을 것 같은 가능성이 보이지만 지금 너무 준비가 안되어 있다고 생각되면 선뜻 뽑기가 어려운 측면이 있다. 실제로 그렇게 포기한 후보자가 여러명 있기도 하고 말이다. 이런 경우에 예를 들면, 지원자가 기술 트렌드를 너무 모르고 있고, 너무 예전 기술들만 써본 경우가 되겠다. 개발자라면 어느정도는 기술 트렌드를 따라 가는게 필수적이고 직접 써보지는 못했더라도 개념적인 부분이라도 파악을 하고 있어야 하는데 그런 부분이 준비가 안된 경우이다. 알고리즘도 깔끔하게 풀고, 제출한 소스 코드도 마음에 들고, foundation 역량도 있어 보이는데 우리가 쓰는 기술을 너무 모르고 있으면 같이 일을 해야 하는 입장에서 심대한 고민에 휩싸이게 된다.

    마지막으로는, 내가 좋으면 남도 좋은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면접을 보고 너무 마음에 들어서 꼭 뽑고 싶었는데, 타사 합격으로 입사를 포기하는 경우다. 신입 사원의 경우 기본적으로 많은 회사에 이력서를 넣게되고, 내가 마음에 든 친구들은 남들도 마음에 들어 보통 여러 회사에 합격하는 경우가 많다. 근데 붙은 회사가 소위 말하는 네카라쿠배 같은 회사면 당연히 우리회사로 올 리가 없다. 회사가 잘돼서 이름 값이 훨씬 올라간다면 모를까… 나 같아도 카카오나 쿠팡, 네이버 붙었는데 그런 곳을 포기하고 작은 스타트업으로는 가는 선택을 하는 일은 쉽지 않을 것 같다. 설사 돈을 더 많이 준다고 해도 말이다.

    결론은 내 보자면,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좋은 자질을 갖춘 개발자를 찾아내기 위해 지속적으로 다른 면접관들과 눈높이를 맞추고 경험을 공유하며 좀 더 나아지려고 하고 있다는 것 정도 되겠다.  급한건 나니까 숨어있는 재능을 찾아 내는 안목을 기를 밖에 없겠다. 그리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개발자 꿈나무에게 도움을 있는 기회를 찾아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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